어른들이 조금 낮아도 이공계 가란 소릴 왜 하냐면 문과는 최상위권이어도 진로가 불확실해서 그래요. 학점은 당연히 높아야 하는데 그렇다고 학점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회사에 취업하거나 아래에서 언급되는 변호사나 회계사가 된단 보장이 없거든요. 문과 최상위권 학생들이 고시반에 생각보다 잘 안 들어가려는 건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대비해 결과가 너무 불확실하기 때문이에요.

 

스카이 갈 입시 머리랑 LEET CPA 행정고시 국립외교원 시험을 잘 치룰 머리는 또 달라요. 오죽하면 준비하는 사람들끼리 초시생한테 공부 안 해보고 문제 풀어봤을 때 일정 점수 이상 안 나오면 이 쪽 재능 없는 머리니까 고시나 로스쿨 회계사 기타 등등에진입을 하지말고 취업 준비 하라고 해요. 당연히 문과에서도 열심히 하면 길은 많고 잘 될 가능성은 높아요. 근데 문과라고 해도 상경계는 생각보다 많은 문과생들이 적성에 안 맞아서 괴로워하는 곳이고요.

 

위에 언급한 최상위 진로들은 내 머리나 노력이 뛰어나도 운에 따라 될지 안 될지 확신을 못 하는데 2~3년 정도 걸기가 불안한 거예요. 사기업 취업시장에서 2~3년 공백이 생겨버리면 상당히 불리해지거든요. 고시나 전문직 2차까지 붙고 떨어지면 감안해주지만 공부만 하고 2차까지 붙은 흔적이 없으면 경험으로 쳐주지 않고 공백기간으로 봐요. 이러다 보니 똑같이 힘들더라도 적성에 어느 정도 맞으면 전공 공부만 열심히 해도 바로 무난한 진로를 살릴 수 있는 이공계를 가란 소리를 하는 것 같아요. 대입경쟁률도 좀 더 널널하고 취업 수요도 많으니까요.

 

문과를 와도 전공을 살릴 방법도 있긴 있고 전공 안 살려도 스펙 쌓아 먹고살기엔 지장없어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문과를 오는 걸 말리지는 않지만 적극 추천하진 않습니다. 저도 고시공부 하다가 접고 이제 강사하면서 공기업 준비하는 입장이다보니 이렇게 안정적으로 자리잡지 못 하고 오래 공부하는 게 좀 힘들어서요.